선원 문제 해결 민·당·정 협의회 개최
선원노련, 선원 비과세 범위 확대 건의

선원노동계와 해운업계가 함께 선원 인력난을 해소하고 청년 선원들에게 선원으로서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기 위해 정부와 여당(정책위원회), 민간(선원노련-해운협회) 차원 협의회가 개최됐다.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은 7월 7일 국회에서 ‘선원 일자리 혁신을 위한 민·당·정 협의회’가 개최됐다고 밝혔다. 이날 민·당·정 협의회에는 국민의 힘 박대출 정책위의장,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박성용 선원노련위원장, 양창호 한국해운협회 상근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먼저 정부가 준비 중인 선원 일자리 혁신방안을 해양수산부가 발표하고 선원 노동계를 대표해 선원노련 박성용 위원장이 발언했다.

박성용 위원장은 “주 5일제 시행, 실질임금의 상승 등으로 육상의 근로조건은 과거에 비해 월등히 나아졌지만 선원들의 근로조건은 상대적으로 제자리 걸음하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 선원들은 힘든 여건에서도 국가 경제의 최일선을 책임진다는 사명감을 갖고 일해왔지만, 이제는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 혁신적인 근로조건 개선을 이루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박 위원장은 “2013년 이후 월 300만 원 한도에 머물러 있는 외항상선, 원양어선원의 근로소득 비과세액 확대는 물론, 어선원과 내항상선원 등 업종을 불문하고 모든 선원으로 범위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영국, 필리핀 등 해외에서는 선원에 대한 소득세를 면제하고 있으며, 특히, 영국은 1998년 해외 근로소득세 감면을 폐지하였으나, 선원들의 혜택은 계속 유지하고 있다.

박성용 위원장은 “승선·유급휴가 주기 단축과 선내 인터넷 환경 개선은 확고한 의지를 갖고 반드시 올해 안에 추진해 나가야 하며, 선원노련도 열린 자세로 협의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현직에서 승선 근무 중인 청년 선원의 목소리도 전했다. 한국해양대학교를 졸업하고 2015년부터 팬오션에서 근무 중인 김지수 일등항해사는 “선원이 된 이상, 오랜 기간 가족, 친구들과 떨어져 살아야 하는 점을 감수하고 있지만, 영국과 같은 선진국의 선원들이 더 배를 짧게 타고, 휴가를 더 길게 가는데 높은 급여를 받는 것을 보며 배를 타더라도 해외 선사가 낫겠다는 동료들이 많다. 오래 전부터 근무해오신 선장님들이 ‘우리 때나 너희 때나 별로 달라진 게 없다’는 말씀을 많이 하실 정도로 개선이 더디게 이루어지고 있다”며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또 김지수 일등항해사는 “정치권과 정부, 선사들이 청년 선원들이 자긍심을 갖고 국적 선사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시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선원노동계와 현직 선원이 느끼는 생생한 발언을 청취한 박대출 의원은 민·당·정 협의회 결과 브리핑에서 “오랜 기간 가족 사회와 떨어져 생활해야 하는 외항상선선원들의 승선 기간과 유급휴가 일수를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으로 높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의장은 “유럽, 일본 등 주요국 외항선은 3~4개월 승선 후 2개월 이상 유급휴가, 상급 선원의 경우 3개월 승선 후 3개월 휴가를 받는다. 그러나 우리나라 외항상선은 2008년 노사정 공동선언 이후 현재까지 6개월 승선, 2개월 휴가에 머물러 있다. 오늘 민당정이 공감대를 확인한 만큼 노사와 해수부 간 협의 채널을 통해 승선 기간과 유급휴가 개선 방안을 신속 결의하고 15년 만에 노사정 공동선언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선원노련 박성용 위원장은 노사정 선언에 대해 “일부는 경사노위를 통해 합의를 진행하는 부분이 있고 필요하다면 다른 부분에서는 노사정이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다른 산업에 비해 해운에서는 노사정이 평화롭게 대화가 잘 되고 있다”라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선원 양성을 위해 육·해상 근무를 유연하게 전환할 수 있도록 하고 기존 해양 계열 대학만이 아니라 일반 구직자를 대상으로 인력을 양성하는 오션폴리텍 과정도 확대하기로 했다. 박대출 의장은 “오늘날 대한민국의 눈부신 발전은 우리 무역량의 99.7%를 담당하고 수산물 생산을 책임져온 선원의 노고와 헌신에 기인한다. 푸른 바다의 꿈을 안고 선원이 된 청년에게 자긍심과 희망을 줄 수 있도록 정부와 해운업계, 노동계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협의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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