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선원 일자리 혁신방안 발표
해사기술인공제·선원발전기금 조성 추진

조승환 장관이 선원 일자리 혁신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승환 장관이 선원 일자리 혁신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부가 선원 일자리 매력을 높여 선원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승선기간을 현행 6개월에서 4개월로 대폭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해양수산부는 7월 12일 경제부총리 주재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국적선원 규모 유지·확대를 위한 ‘선원 일자리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된 혁신방안의 핵심은 선원 부족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근로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정부는 선원들이 오랫동안 가정과 사회에서 겪리 돼 승선 생활해야 하는 것이 선원직 매력도를 떨어뜨리는 주요인을 보고 승선기간과 유급기간을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으로 개선하기 위해 노사정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노사 합의에 따라 외항선원은 6개월 승선하면 2개월 유급휴가를 받고 있는데 이를 4개월 승선, 2개월 유급휴가 체제로 개선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승선기간을 줄이게 되면 그만큼 선원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고 선원비도 상승하는 문제가 있어 노사 합의를 이끌어 내는데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정부는 또 선원 근로환경 개선을 위해 선내에서 육상과 동일한 수준으로 모바일·인터넷 이용할 수 있도록 초고속 인터넷을 구축하고 원격의료 장비 설치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해수부는 올해말께 스타링크(Starlink Maritime)와 같은 선내 초고속 위성인터넷 서비스를 시범사업으로 진행하고 향후 전외항선박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스타링크는 초기 인프라 구축비용이 상당한데 이중 일부를 공익재단인 '바다의 품' 재원을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선원들의 실질 임금을 높여 일자리 매력도를 높이는 방안도 추진된다. 먼저 현재 월 300만 원 한도의 외항상선·원양어선 선원 비과세 범위를 월 500만원으로 확대키로 했다. 

선원 자산형성·복지를 위해 전문직군에 대한 공제인 가칭 해사기술인공제 제도 신설도 추진된다. 해사기술인공제는 과거 추진되다가 정부 출자 문제로 중단됐던 선원퇴직연금과 비슷한 제도다. 해기면허를 가진 해양수산업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회원 납부금과 노사합동 출연금을 토대로 재원을 마련해 가칭 해사기술인공제회를 신설하고 퇴직연금, 적립형 공제 등의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고령화가 심각하고 임금이 낮아 인력난이 특히 심한 내항상선원 확보를 위해 청년·초급 내항상선원을 대상으로 적립형 공제 도입도 추진된다. 이 제도는 일종의 청년채움공제로 청년 선원이 일정액을 납부하면 선사와 정부가 지원해 일정기간 승선후 목돈을 수령하는 형태로 해운조합이 타당성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해기인력 공급 확대를 위한 기금·공제 마련도 추진된다. 선원 복지 지원을 위해 '선원발전기금' 조성이 추진되는데 최근 한국해운협회가 톤세 절감액의 1.5%인 670억원을 기금으로 출연하고 향후 지속적으로 기금 출연을 확대하기로 결의한 바 있다.

또한 국적 선원 고용을 유도하기 위해 외국인 고용을 제한하는 국가필수선박에 대한 지원 확대하는 방안과 해기사 면허 승급소요 기간을 단축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우수한 외국인 선원 공급 체제를 마련하기 위해 해외 양성기간과 국내 교육기관간 연계로 장학생 제도를 도입하고 성실하게 근무한 외국인 선원의 장기 체류를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보다 다양한 경로로 우수한 선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오션폴리텍을 확대하고 교육생에 대한 생활비 지원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며 경력단절 선원들의 빠른 복귀를 위해 면허 재취득을 위한 교육기간을 5개월에서 1개월도 단축하고 교육비용을 지원키로 했다.

한편 해수부는 올해 초부터 선원 정책 혁신 협의체와 청년선원 정책 위원회를 운영하면서 노사정, 관계 전문가, 청년들의 의견을 모아 국적선원 규모 유지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종합 대책 마련을 협의해 왔다.

이번 방안은 선원들이 더 오래, 만족스럽게 일할 수 있도록 일자리 환경을 개선하고, 업계 수요에 따라 우수한 역량을 갖춘 선원을 더 유연하게, 많이 양성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해수부 조승환 장관은 “이번 선원 일자리 혁신방안은 선원 노동계, 업계뿐만 아니라 특히 청년 선원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마련한 방안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혁신방안을 추진해 2030년까지 신규취업 선원의 5년내 이직률을 50% 이하로 낮추고 외항상선 해기사 가용 인력을 1만 2천명 이상 확보해 우리 공급망과 경제 안보를 확고히 지켜나갈 것이다. 앞으로도 청년들이 만족하며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산업 현장에 필요한 인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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