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메탄올, HFO 대비 6배 이상 비싸
“탈탄소화, 화주 비용지불 의지에 달려”

국제해사기구(IMO)가 2050년 넷제로를 선언한 가운데 선사들은 고비용 친환경 대체 연료를 사용할 수밖에 없어 결국 선박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지 못하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HMM 류영수 부장은 16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개최한 세계해운전망세미나에서 토론자로 나와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앞으로 해운업계가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게 된다면 실질적으로 초고유가 시대에 살게 되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지적했다.

친환경 연료의 가격이 기존 선박 연료인 중유(HFO)에 비해 엄청나게 높기 때문에 초고유가 시대와 비슷한 정도의 비용이 발생하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류영수 부장은 “최근 컨테이너선사들이 대체 연료로 많이 선택하고 있는 메탄올의 예를 들어보면 그레이 메탄올은 HFO와 비슷한 가격이지만 규제 강화로 향후 사용해야 될 그린 메탄올은 3배 이상 높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메탄올의 열량이 HFO의 1/2 수준이어서 연료 소모량을 2배 이상 늘려야 하기 때문에 선사들이 실질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연료비용은 HFO 대비 그레이 메탄올은 2배, 그린 메탄올은 5~6배 이상에 달할 전망이다.

류부장은 “넷제로 달성을 위해 친환경 대체 연료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은 해운사 입장에서 그만큼 재정적인 측면에서 절약이 중요해진다는 의미다. 결국 넷제로는 초고유가 시대를 살아가야 한다는 의미여서 선사들이 선박 에너지 효율 개선을 기본 베이스로 깔고 가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자로 참여한 산업은행 김대진 연구위원도 환경규제에 대응에 따른 선사들의 비용 증가 문제를 지적했다. 선사들이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 대체 연료 선박을 신조하고 운항하게 되면 기존 컨벤셔널 연료 선박에 비해 신조선가와 운항비용이 급등할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비용상승을 선사들이 온전히 부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김대진 연구위원은 “보스턴컨설팅그룹의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도 언급돼 있지만 해운업계 탈탄소화는 결국 화주들의 탈탄소화 비용 지불 의지에 달려 있다. 탈탄소화 비용은 선사들이 온전히 부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다”고 밝혔다.

김연구위원은 또 선사들이 넷제로 달성을 위해 앞으로 확보해야 하는 메탄올 추진선박이나 암모니아 추진선박의 원활한 선박금융 조달을 위해서는 해운업계가 금융기관에 친환경 선박에 대한 여러 가지 자료와 데이터를 제공하고 설명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금융기관은 새로 도입되는 친환경 연료 선박에 대한 정보와 이해가 거의 없는 상태여서 심사역과 RM들이 실제로 이런 종류의 선박에 대한 금융지원 여부를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해운업계나 해양수산부,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등에서 관련 자료와 데이터를 제공하고 금융기관을 상대로 설명 또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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