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커 내년에도 강세, 벌크 올해와 비슷
KMI 제42회 세계해운전망 세미나 성료

올해 신조 선박의 대량 인도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어려운 한해를 보냈던 컨테이너선은 빨라야 2025년 이후에나 수급 상황이 개선되기 시작하면서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반면 올해 비교적 좋은 시황을 유지한 탱커는 내년에도 강세를 이어가고 벌크선은 올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개선될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원장 김종덕)은 지난 11월 16일 서울 로얄호텔에서 국내 해운분야 전문가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42회 해운전망 세미나를 열어 올해 해운시황을 정리하고 내년도 시황을 전망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먼저 김병주 KMI 전문연구원이 내년 컨테이너 운임 전망에 대해 공급 과잉으로 인한 수급 불균형이 이어져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컨테이너선은 공급 과잉과 수요 약세 영향으로 상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지난해 3410p 대비 71% 하락한 978p에 그쳤다.

김병주 전문연구원은 내년 컨테이너 물동량은 2.3% 증가하는 반면 공급 증가율은 10%로 내외로 공급 과잉이 악화돼 운임이 하향 안정화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2024년 예상 SCFI는 800~1050p로 예측했는데 연료비용 등 운항비용이 상승해 선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컨테이너 부문 토론자로 나선 HMM 김민강 상무도 “세계 경기와 재고율, 공급망 등을 고려할 때 팬데믹 때처럼 수요가 갑자기 늘어 공급과잉을 해소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결국 공급측면에 기대를 걸어볼 수밖에 없다. 그런데 희망을 걸어봤던 환경규제, 선사공급 조절 노력 등으로 공급과잉을 해소하는데 한계가 명확해 아무리 빨라야 2025년 이후에나 수급개선이 시작될 것”이라고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김민강 상무는 또 “현재 유가를 고려했을 때 운임수준이 선사들의 BEP에 가까운 수준이다. 여기서 운임이 10~20% 정도 떨어지면 수급 조정을 위해서가 아니라 변동비를 커버하지 못해 배를 세우는 상황들이 벌어지게 될 것이다. 그러면 운임이 조금 반등할 수 있는데 그렇다고 공급 과잉을 해소시키면서 운임이 계속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희영 KMI 전문연구원은 내년 원유 탱커 운임이 낮은 신규 선복 공급량과 원유 소비 개선으로 인한 물동량 증가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유조선 물동량은 글로벌 경기 회복, 베네수엘라 원유 생산 복귀, 이란산 원유생산 확대,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에 따른 높은 톤마일 유지 등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선대공급량은 거의 증가하지 않아 강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내년 VLCC 예상 운임은 일일 2만 9858달러로 예측했다.

탱커 부문 토론자로 나선 박상규 SK해운 부장은 최근 성약되고 있는 1년 용선료와 FFA 운임을 고려할 때 내년 VLCC 운임은 KMI가 예측한 것보다 훨씬 높은 일일 3만 달러 이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상규 부장은 또 환경규제 강화에 따라 친환경선박과 기존 벙커유 사용 선박 간 수익성 차가 크게 발생할 것으로 예상돼 향후 관련 연구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황수진 KMI 부연구위원은 벌크선 시장 전망에 대해 내년 케이프선 시장이 인도와 중국의 경기 회복과 철강 수요 증가 등을 근거로 수요가 공급을 상회할 것으로 분석하며 올해 대비 운임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물동량 증가율은 2.7%, 공급 증가율은 1%로 수급이 개선되면서 케이프 운임은 올해 일일 1만 4070달러 보다 10% 상승한 1만 5477달러로 예측했다.

팬오션 송상훈 책임은 내년 파나막스, 수프라막스 내년 전망에 대해 석탄 물동량은 감소가 전망되나, 인플레이션 완화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로 올해 수준과 유사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파나막스 운임은 일일 1만 1천~1만 4천달러, 수프라막스는 1만~1만 3천 달러로 예측했다.

벌크 부문 토론자로 나선 박이수 폴라리스쉬핑 상무는 내년 벌크 시장이 올해 대비 소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기후변화로 인한 곡물 수출 차질, 항만 체선 증가 등이 벌크선 시장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하며, 인플레이션 완화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감을 나타냈다.

KMI 김종덕 원장은 “우리나라 해운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현안 대응을 위해 이번 2024 세계해운전망 세미나를 준비했다. 이번 세미나에서 논의된 주요 이슈와 해운 시황 전망을 통해 정부, 협회, 선사 등과 협력해 깊이 있는 연구를 추진하고 대응 정책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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