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IMO 2050 넷제로 전략 채택
2. MSC-머스크, 2025년 1월 2M 종료
3. 파나마운하 가뭄으로 선박통항 제한
4. HMM 새주인 찾기, 본입찰 실시
5. 선원 승선기간·유급휴가 획기적 개편
6. 공익재단 '바다의 품' 공식 출범
7. 메탄올 이중연료 선박 발주 러시
8. 한일·한중항로 카페리 여객운송 재개
9. 한화, 대우조선 인수 한화오션 출범
10. 부산신항 2-5단계 완전자동화 터미널 준공

 

지난 2년간 코로나로 기대하지 않았던 호황을 누렸던 해운업계는 2023년 대단히 어려운 한해를 보내야만 했다. 세계 경기위축, 특히 중국 경기 둔화로 물량이 감소해 어려움을 겪었는데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국제 지정학적인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탱커를 제외한 대부분의 선종들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운 2023년, 향후 해운업계의 미래를 결정하게 될 국내외적으로 아주 주요한 결정들이 여럿 나왔다. 먼저 국제적으로 그동안 강화될 것으로 예상됐던 국제환경규제가 2050년 넷제로 달성이라는 명확한 목표가 만들어졌고 유럽의 해운독금법 일괄 면제 조항인 CBER 연장 불가 및 2M 얼라이언스 해체가 결정됐다. 이러한 결정들에 따라 향후 해운은 대단히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국내에서는 심각한 선원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5년만에 노사정 대타합으로 승선기간을 줄이고 유급휴가를 늘리는 획기적인 개편에 합의했다. 한국해운의 맏형격인 HMM도 경영정상화에 따른 새주인 찾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HMM 새주인 찾기가 막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HMM 새주인 찾기가 어떻게 결정나느냐에 따라 한국해운의 미래도 상당한 영향을 받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23년 계묘년 한해, 한국해운계를 뜨겁게 달궜던 10대 뉴스를 뽑아서 정리해봤다.

1. IMO 2050 넷제로 전략 채택

국제해사기구(IMO)는 지난 7월 제80차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80)를 열어 2050년 국제해운 탄소중립 실현을 목표로 하는 ‘2023 온실가스 감축전략’을 채택했다, IMO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를 2008년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50% 감축하기로 했던 기존 목표를 상향해 2050년경 순배출량 제로를 달성키로 하고 중간점검 지표와 중기조치를 채택했다. 중간점검 지표는 2030년까지 2008년 대비 최소 20%(30%까지 노력), 2040년까지 최소 70%(80%까지 노력)를 감축키로 했다.

또한 IMO는 연료별 온실가스 집약도를 단계적으로 제한하는 ‘목표 기반 연료유 표준제’와 배출되는 온실가스에 가격을 부과하는 제도를 합한 결합조치를 중기 조치로 도입키로 합의했는데 구체적인 기준과 이행방안을 마련해 2027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2030년까지 국제해운에서 사용되는 에너지 총량의 최소 5%를 저·무탄소 기술 또는 연료로 전환하고 10%까지 사용하기로 했다.

2. MSC-머스크, 2025년 1월 2M 종료

MSC와 머스크가 2015년 출범시킨 세계 최대 컨테이너 얼라이언스인 2M이 2025년 종료하기로 합의했다. 양사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공급과잉과 운임하락에 대처하기 위해 2015년 2M 출범에 합의했으나 각사 모두 선복량을 충분히 키웠고 독립적인 방식으로 비즈니스를 충분히 이끌어 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추면서 얼라이언스를 종료키로 합의했다. 2025년 2M 해체가 확정되면서 나머지 2개 얼라이언스인 디얼라이언스와 오션얼라이언스도 합종연횡에 참여하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함께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컨테이너 정기선 얼라이언스를 허용하는 근거가 되고 있는 독점금지법 일괄면제 규정인 CBER(Consortia Block Exemption Regulation)을 더이상 연장하지 않고 내년 4월 종료하기로 결정하면서 기존 얼라이언 체제의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3. 파나마운하 가뭄으로 선박통항 제한

수에즈운하와 더불어 세계 무역 양대 뱃길 가운데 하나인 파나마운하가 ‘100년만의 최악의 가뭄’으로 선박 통항이 제한되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파나마운하는 지난 2월 이후 가툰호 수위가 낮아지는 등 물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통항하는 선박의 척수와 통항선박의 흘수를 제한하는 ‘통항 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체선 대기 일수가 급격히 늘어나는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그러나 상황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기는 커녕 최근 파나마운하청(ACP)은 일일 통항 척수를 줄일 수밖에 없다며 예약슬롯을 현재 24개에서 내년 2월 1일까지 18개로 단계적으로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당장 이 같은 파나마운하의 통항제한 조치는 이미 해운시황에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당장 파나막스 용선료와 수프라막스 용선료도 계속 오르고 있으며, 드라이벌크선 뿐만 아니라 가스선도 선복이 더욱 타이트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컨테이너선 또한 체선이 계속된다면 시황이 다시 반등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파나마운하청은 장기간 대기하는 선박들을 위해 특별 슬롯 경매를 도입하는 등 문제 완화에 나서고 있지만 슬롯 경매 낙찰가격도 항후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우회항로를 선택하는 선사들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파나마 운하 전경
파나마 운하 전경

4. HMM 새주인 찾기, 본입찰 실시

HMM 최대주주인 한국해양진흥공사와 한국산업은행이 삼성증권을 매각주관사로 정하고 지난 7월부터 HMM 경영권 매각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매각 대상 지분은 해양진흥공사와 산업은행이 보유한 HMM 지분 3억 9900만주로 약 38.9%다. 8월 마감된 예비입찰결과 하림그룹+JKL파트너스 컨소시엄, 동원그룹, LX그룹, 하파그로이드 등이 참여했고 지난 11월 23일 마감된 본입찰에는 하림그룹과 동원그룹 2개사만 참여했다.

그러나 하림그룹과 동원그룹의 자산규모가 HMM의 1/3 수준에 불과해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격, 불황시 모기업까지 부실에 빠지는 승자의 저주가 우려된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또한 하림그룹이 요청한 영구채 주식전환 3년 유예안에 대해 만약 산은과 해양진흥공사가 받아들일 경우 법정소송을 벌이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지연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5. 선원 승선기간·유급휴가 획기적 개편

인구 감소와 한국 상선대 증가로 선원 부족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선원 인력난을 해소하고 청년 선원들에게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획기적 개편안이 마련됐다.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위원장 박성용)과 한국해운협회(회장 정태순)는 해양수산부(장관 조승환)와 함께 11월 6일 여의도 해운빌딩 대회의실에서 ‘한국인 선원 일자리 혁신과 국가 경제 안보 유지’를 위한 노사합의서 및 노사정 공동선언문 서명식을 개최했다.

이번 노사합의는 미래 지향적 노사 상생 협력을 모토로 5개월여의 노사간 줄다리기 협상 끝에 이뤄낸 값진 결실로, 지난 2007년 ‘한국인선원의 고용안정과 적정규모 유지를 위한 노사합의’와 2008년 ‘한국인 선원의 고용 안정과 일류 해운국가로의 도약을 위한 노사정 공동선언’ 이후 15년 만에 승선기간 단축·휴가 확대, 한국인선원 의무 승선제 등 선원 일자리 보호 및 국가 핵심 산업인 해운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노사정이 함께 손을 맞잡는 큰 의미가 있다.

주요 골자는 유급휴가 권리 발생을 위한 승선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4개월로 단축하고 유급휴가 일수가 2일 늘어난다.

또한 국적선사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조성한 ‘선원기금’이 한국인 선원 양성, 고용확대 및 선박내 인터넷 이용환경 개선 등에 사용되며, 한국인 의무승선제도가 도입돼 국가필수선박, 지정국제선박에 대해 척당 의무 승선해야 하는 한국인 선원 수를 정하고 인력난 해소를 위해 일반국제선박에 외국인 선장, 기관장을 시범적으로 고용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6. 공익재단 '바다의 품' 공식 출범

한국해운업계 최초 공익재단인 '바다의 품'이 2월 24일 창립 기념식을 열고 공식 출범했다.

한국해운협회 회원사들은 해운업계가 그동안 성장을 통해 쌓아온 이익과 혜택을 사회에 환원하고 해운 및 해양분야의 발전을 지원하고자 지난해 9월 26일 공익재단 바다의 품을 설립한 바 있다. 바다의 품은 고려해운, 장금상선, HMM, 남성해운, 범주해운 등 33개사가 총 664억원을 출연했다.

바다의 품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 학자금‧장학금 지원, 연구비 보조 및 지원, 바다살리기 운동 및 해양문화 지원, 해운‧수산 인식 개선 및 홍보, 선화주 상생을 위한 공익목적의 촉진 지원 사업 등을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첫해인 올해에는 바다에서 근무하다 유명을 달리한 순직자 유가족에 대한 위로 사업으로 10억 8천만 원 지원, 울릉종합고등학교를 비롯한 전국 해양·수산계 고등학교, 교육기관에 대한 장학사업에 1억 원 지원, 한국 최초 전투함인 백두산함을 소재로 한 오페라 뮤지컬 등 문화예술지원 사업으로 1억 1천만 원, 이 밖에도 한국해양재단, 한국해양소년단연맹 등 관련 단체에도 10억 5천만 원을 지원사업비로 지원해 전체 지원금 규모만 23억원을 넘어섰다.

눈에 띄는 점은 바다의 품 운영비가 1700만원으로 전체 예산 27억원의 0.6%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이는 가급적 출연금에서 발생하는 이자 수입 전액을 지원금으로 쓰자는 이사장을 비롯한 이사회의 뜻이 반영된 결과다. 바다의품은 설립 2년차인 2024년 예산으로 약 30억원 정도를 편성하고 올해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눔 사업을 전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올해 2월 개최된 바다의품 창립기념식
올해 2월 개최된 바다의품 창립기념식

7. 메탄올 이중연료 선박 발주 러시

IMO의 2050 넷제로 선언이후 대체 연료 선박 발주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메탄올 이중연료 선박의 신조 발주가 크게 증가했다. DNV에 따르면 올해 발주된 메탄올 추진선은 총 152척으로 LNG 추진선(112척) 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메탄올 추진선은 주로 컨테이너선이 대세를 이루고 있으며 최근 벌크선, 탱커, 자동차운반선(PCTC) 등으로 다양한 선종으로 확대되고 있다.

현재 대체연료로 메탄올이 대세인 것처럼 보이나 향후 무탄소 연료로 인정받으려면 그린 메탄올을 사용해야 하는데 그린 메탄올 수급이 쉽지 않고 가격도 높아 메탄올 추진선 신조 발주가 크게 증가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현재 MAN ES, 윈지디(WinGD) 등이 암모니아 이중연료 엔진을 개발중인데 빠르면 내년말부터 시판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향후 메탄올 보다는 암모니아 추진선박 발주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머스크의 세계 최대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머스크의 세계 최대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8. 한일·한중항로 카페리 여객운송 재개

코로나로 중단됐던 한일·한중항로 여객운송이 지난해말 한일항로가 먼저 재개했고 올해 8월 위동항운을 시작으로 한중항로도 여객운송이 재개됐다. 현재 14개 항로가 개설돼 있는 한중항로중애서 여객운송이 재개된 항로는 위동항운(인천-위해·청도), 화동훼리(인천-석도), 한중훼리(인천-연태), 일조훼리(평택-일조), 연태훼리(평택-연태), 교동훼리(평택-위해), 석도국제훼리(군산-석도) 등 8개 항로다. 나머지 항로는 중국측 터미널 공사 등의 문제로 아직까지 여객운송이 재개되지 못하고 있다.

한일·한중항로 모두 여객운송이 재개됐지만 여객수준이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일항로는 엔저 효과로 조금씩 이용객이 증가하고 있지만 한중항로는 한중관계 악화 영향으로 여객 소석률이 15~17% 수준으로 상당히 고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기가 회복되고 한중관계가 개선되기까지 한중카페리 여객은 상당기간 고전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9. 한화, 대우조선 인수 한화오션 출범

2001년 워크아웃으로 산업은행이 관리해왔던 대우조선해양이 한화그룹에 인수되며 20여년만에 '대우'라는 이름표를 떼고 한화오션으로 새출발 했다.

대우조선해양은 5월 23일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오션플라자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사명을 '한화오션(Hanwha Ocean Co., Ltd.)'로 변경하는 내용을 포함한 정관 개정과 9명의 신임 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 자회사 2곳 등 5개 계열사들이 약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자금을 출자, 한화오션의 주식 49.3%를 확보해 대주주가 됐다.

한화오션의 대표이사에는 권혁웅 부회장이 선임됐으며, 김종서 사장(한화토탈에너지스 前대표), 정인섭 사장(한화에너지 前대표)이 사내이사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기타 비상무이사로 선임돼 경영에 참여하게 됐다.

이후 한화오션은 약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하고 2040년까지 ‘매출 30조원, 영업이익 5조원’을 달성해 미래 해양 산업의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글로벌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더(Global Ocean Solution Provider)로서 도약하겠다는 전략을 밝히는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 및 수익성 극대화에 나서고 있으며, 올해 3분기에는 출범 후 처음, 12분기만에 처음으로 분기 실적 흑자에 전환하는 등 적지 않은 성과를 내고 있다.

10. 부산신항 2-5단계 완전자동화 터미널 준공

완전 자동화 터미널이 전 세계 항만의 주류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최초 완전 자동화 터미널인 부산신항 서컨테이너 2-5단계 부두가 준공을 마치고 내년 정식 개장을 앞두고 있어 국내 항만도 바야흐로 완전 자동화 시대에 접어들게 됐다.

부산신항 2-5단계 부두 운영사인 동원글로벌터미널(DGT)은 지난 10월 27일 부두 준공을 알리는 완전 자당화 항만하역장비 시연행사를 개최했다.

이번에 준공된 서‘컨’ 2-5단계 부두는 국내 최초의 전 영역 자동화 항만이다. 사람이 탑승하지 않는 컨테이너 무인이송장비(AGV, Automated Guided Vehicle)를 도입하고, 자동화시스템을 운영함으로써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항만의 생산성과 운영 효율성을 높인다. 아울러, 안벽부터, 이송, 야드 전 구간이 자동화된 만큼 코로나19와 같은 위기 상황에도 중단 없는 항만 운영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서‘컨’ 2-5단계 부두는 약 3400억 원 규모의 국산 하역장비를 도입하여 부가가치 2110억 원, 생산유발 6417억 원 규모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낳아 국내 스마트 항만산업의 기반을 다졌다고 평가받는다.

향후 정부는 부산 신항 2-5단계 부두를 시작으로 향후 광양항과 인천항까지 자동화 항만을 확산하는 한편, 국내 기술을 기반으로 부산항 진해신항에 한국형 스마트항만도 조성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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