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음주전과 사과, 학자적 양심문제도 제기

강도형 해수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강도형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도덕성과 전문성이 도마에 올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12월 19일 강도형 해수부 장관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어 강도형 후보자가 해수부 장관직을 수행할 수 있는 적절한 자격을 갖췄는지에 대해 검증에 나섰다.

이날 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은 강 후보자가 국민의 눈높이에서 장관 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울 정도로 도덕성에 흠결이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먼저 대학생, 대학원생 시절 폭력전과로 30만의 벌금 처분을 받은 점,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되고 150만원의 벌금 처분을 받은 점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강 후보자는 어린 시절 과오에 대해 후회하며 반성하고 있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강 후보자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주연구소장 시절 사용한 법인카드도 문제가 됐다. 강 후보자는 제주연구소장 시절 3년에 걸쳐 주거지 700m 이내의 식당에서 33회에 걸쳐 534만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한 것에 대해 야당의원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야당의원들은 강 후보자가 제주연구소에서 40분 이상 떨어진 자기 집 근처에서 저녁 식사로 적지 않은 액수를 법인카드 결제를 한 것은 심각한 도덕적 해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강 후보자는 법인카드는 결코 개인적으로 사용한 적이 없고 외부인사들과 회의후 식사를 하면서 추가적인 논의와 외부인사들의 편의를 고려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사학위 논문의 자기 표절도 논란이 됐다. 강 후보자는 2006년 박사학위 논문 내용을 2009년 발표한 논문에 출처표시 없이 자기표절한 것으로 나타났다. 야당의원들은 아무리 자기 논문이라도 출처 표기 없이 그대로 가져다 쓰는 것은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되고 논문 표절율도 21%로 위험수준이라며 도덕성이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강 후보자의 배우자 위장전입 의혹과 소득공제 부당 신청 등 도덕성과 관련된 여러 문제들에 제기됐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강도형 후보자의 전문성과 학자로서의 양심 문제에 대해서도 야당의원들의 많은 질타가 이어졌다. 강 후보자가 해양과학기술원에서 오랫동안 해양바이오 분야에서 연구해온 해양과학자인 것은 맞지만 해운·항만물류, 수산 분야 등 해수부의 주력 업무에 대해서는 전문성이 거의 없어 장관직을 수행하기에 적절치 않다는 지적들이 나왔다.

또한 일본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 문제와 관련해 그동안 일본의 오염수 방류시 문제점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는 입장을 견지해 왔으나 올해 6월부터 입장을 바꾸고 정부의 일본 오염수 방류 홍보 동영상에 출연한 것은 학자적 양심을 저버린 것 아니냐는 야당의원들의 질타도 나왔다.

강 후보자가 1년전 해양과학기술원 제주연구소장에서 해양과학기술원장을 거쳐 해수부 장관 후보자로 소위 '벼락 출세'를 한 것은 윤석열 정부의 보이지 않는 권력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다. 야당의 한 의원은 제주연구소장이었던 강 후보자가 해양과학기술원장이 된 것도 업계에서는 벼락 출세라고 말들이 많은데 1년도 안돼 해수부 장관 후보에 오른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라고 지적했다. 

강 후보자가 초고속 승진을 하며 장관 후보에 까지 올랐기 때문에 해수부 조직장악도 어려운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야당의원은 강 후보자가 공직자로 보면 4급 서기관 정도에 불과하고 해운·항만·수산분야의 전문성도 떨어져 과연 십수년간 해양수산 행정에서 잔뼈가 굵은 해수부 고위직들을 장악하고 이끌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야당의원들은 강도형 후보자가 해수부 장관직을 수행하기에 도덕성, 전문성 모두 떨어진다며 사퇴를 촉구했지만 강 후보자는 사퇴 의사가 없다고 일축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20일 전체회의를 열어 강도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좀 더 숙의과정이 필요하다는 여야합의에 따라 일단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은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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