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EU 합병 승인 유력” 전망
EU 승인 시 美·日 심사만 남아

2020년부터 3년이 넘게 추진되어 온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유럽연합(EU)의 허들을 넘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급물살을 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로이터(Reuter) 등 복수의 외신은 핵심 관계자의 말을 인용, EU 집행위원회(EC)가 다음 달 14일 예정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과 관련된 경쟁당국 기업결합심사 결과 통보를 앞두고 합병을 승인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보도했다.

현재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대한 해외 경쟁 당국의 기업결합심사를 진행 중에 있다. 총 14개국 중 지금까지 11개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았으며, 현재 남은 곳은 EU와 미국, 일본이다.

그중에서도 EU는 가장 허들이 높았다. 앞서 EU는 지난해 양사 합병에 따른 유럽 노선 화물·여객 독과점에 대한 우려를 표한 바 있고, 이에 대한항공은 합병 후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사업을 분리 매각하는 등 시정 조치안을 제출함으로써 이에 대응했다.

EU는 이에 더해 합병으로 인해 독점이 예상되는 인천~파리, 인천~프랑크푸르트, 인천~로마, 인천~바르셀로나 노선 등 대한항공이 보유한 유럽 4개 도시 노선을 반납하는 조건부 승인을 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U는 이미 지난해 5월유럽 노선에서의 승객 및 화물 운송경쟁 위축과 함께 앞서 언급한 유럽 4개 도시 노선 슬롯 반납을 심사보고서에 명시한 바 있다.

이처럼 EU가 기업결합심사를 최종 승인한다면 남은 미국과 일본도 비교적 수월하게 합병 승인을 내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통합 작업이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2024년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과정이 마무리될 것”이라며 “통합 항공사 출범과 새로운 도약을 위한 임직원 모두의 결집이 필요하고 고객에게 보다 더 넓은 선택지를 제시해야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반대로 EU의 허들을 통과했다 하더라도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는 주장 또한 제기되고 있다. EU의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할 경우 남은 국가는 미국, 일본 두 나라뿐인데 특히 미국 법무부(DOJ)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운항 중인 한국과 미주 노선간 독점 우려를 제기한 바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으로 화물운송 독점 우려는 해소됐지만 여객노선의 독점 문제는 남아있기 때문에 미국이 제동을 걸고 나설 경우 또 다시 노선 반납 등의 출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편 합병 이후 매각하게 될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인수에는 국내 LCC인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제주항공, 에어인천 등에서 관심을 보였으나 최근에는 제주항공이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떠오르고 있으며, 대한항공이 반납한 유럽 4개 도시 노선은 티웨이항공이 인수할 것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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