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회 부연구위원 바다 공부모임 강연
민관합동 크루즈 조선R&D센터 설립하자

KMI 황진회 부연구위원이 크루즈산업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KMI 황진회 부연구위원이 크루즈산업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코로나가 종료되면서 아시아 크루즈산업이 재편되고 있는 지금 한국 크루즈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단순 기항지가 될 것인지, 아시아 크루즈의 중심지가 될 것인지는 결국 크루즈선 확보 여부에 달렸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황진회 부연구위원은 2월 3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바다 공부모임 제151강에서 ‘크루즈산업의 경제적 의의와 한국 크루즈산업의 발전방향’을 주제로 강연하면서 국적 크루즈선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황진회 부연구위원은 “항공기가 없는 공항은 필요가 없듯이 크루즈선 없는 크루즈산업은 모래성과도 같다. 우리는 크루즈선이 없는 크루즈산업 육성 정책을 쓰고 있는데 크루즈선과 선사가 없어 단순 기항지에 머물고 있는 중남미 국가처럼 전락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국적 크루즈선사와 선박없이 단순 기항지에 그쳐서는 부가가치 측면에서 별로 기대할 것이 없다는 게 황부연구위원의 분석이다. 사실 크루즈선이 항만에 기항하면 입출항료 정도의 수익에 그치고 크루즈 관광객들도 기항지에서는 큰 소비를 하지 않기 때문에 경제적인 효과가 크지 않다.

황부연구위원은 “국적선이 있어야 고용이 창출되고 선용품, 면세품, 선박수리, 선박금융, 엔터테인먼트 등의 부가가치가 발생된다. 이제는 크루즈선을 확보해 해운, 조선, 관광, 항만으로 이어지는 크루즈 종합 발전전략을 추진해 나가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황부연구위원은 국내에 크루즈선을 들여올 관광 수요는 충분하고 특히 공급이 있어야 수요가 창출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민간이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뒤를 받쳐준다면 국적 크루즈선 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크루즈선은 최소 8천억원에서 1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가 필요해 민간에서 독자적으로 도입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해양진흥공사를 비롯한 정책금융기관이 후순위로 참여하고 민간금융기관이 선순위로 참여하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황부연구위원은 이탈리아, 프랑스, 노르웨이, 독일, 중국, 일본 등 해외에서도 정부의 지원으로 크루즈선을 건조한 예가 있다며 우리도 해양진흥공사가 설립돼 있기 때문에 크루즈선 건조를 시도해 볼만하다고 지적했다.

황부연구위원은 척당 8천억원 규모의 크루즈선 5척을 건조할 경우 약 2만 6천면의 고용이 창출되고 4조원 규모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또한 황부연구위원은 국적 크루르즈선 도입과 함께 크루즈 조선R&D 센터도 만들자고 제안했다. 한국 조선업은 인건비를 무기로하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서서히 밀리고 있어 새로운 고부부가치 선종으로 크루즈선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이를 준비하기 위한 조직으로 크루즈 조선R&D 센터를 만들자는 제안이다.

황부연구위원은 정부와 자지자체, 조선업계가 참여하는 민간 합동사업으로 R&D 센터를 설립해 크루즈 조선산업 및 기술 동향 분석, 크루즈 건조 핵심 기술 개발 및 수출, 크루즈 투자 펀드 조성, 국내외 크루즈선 수주 등을 추진하자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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