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해진공, 하림그룹과 협상 최종 결렬
잔여영구채 이슈 해소 이후 재추진될 듯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HMM 경영권 매각이 숱한 논란만 남기고 6개월만에 아무 성과 없이 마무리됐다.

HMM 대주주인 한국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2월 7일 하림그룹(팬오션·JKL 컨소시엄)과 진행했던 HMM 경영권 매각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고 밝혔다.

산은과 해진공은 HMM 보유지분 57.9% 매각을 추진해 지난해 12월 18일 약 6조 4천억원을 적어낸 하림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주식매매계약 및 주주간계약 체결을 위한 7주간의 협상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양측은 협상 마감인 1월 23일까지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고 한차례 기한을 연장해 2월 6일까지 협상을 진행했지만 일부 사항에 대한 이견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최종 결렬에 이르게 됐다.

하림그룹의 HMM 경영권 인수 협상은 초기부터 논란의 연속이었다. 하림그룹측은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잔여 영구채 1조 6800억원에 대해 주식 전환을 3년간 유예를 요구하다가 철회한 바 있고 이후에도 주주간 계약 유효기간을 5년으로 제한할 것과 JKL 파트너스에 대한 5년간 지분 매각 제한을 풀어줄 것, 잔여영구채 주식전환후 우선 인수권 등을 요구하는 등 협상 과정이 순탄하게 진행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하림그룹의 이와 같은 요구는 인수자금이 부족한 하림측이 HMM의 유보금을 활용하기 위한 포석인 것으로 봤다. 또한 양측은 HMM의 경영권 매각후 산은과 해진공의 HMM의 경영에 참여하는 문제를 두고도 신경전을 벌인 것으로 전해진다. 산은과 해진공의 잔여영구채 주식 전환이 완료되는 내년 4월이후 HMM 지분은 하림이 39%, 산은·해진공이 다시 33%를 확보하게 되는데 이후 경영 간섭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하림그룹측은 협상 결렬 직후 "매도인이 최대주주 지위만 인정할 뿐 실질적인 경영권을 담보해주지 않으려 했다"며 유감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하림그룹이 약 6조 4천억원에 달하는 인수 자금 조달 계획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한 것도 경영권 매각 협상 결렬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하림그룹이 약 8조원의 인수자금을 마련했다고 밝혔지만 협상과정에서 나온 인수자금 조달계획을 보면 팬오션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 약 4천억원을 종자돈으로 영구채로 5천억원, 유상증자로 3조원, 인수자금으로 2조원 등 타인자본이 대부분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논란이 됐다. 시총 2조원이 안되는 팬오션이 유증으로 3조원을 조달하는 것 자체가 무리이고 인수자금 약 2조원에 대한 원리금 상환계획이 명확치 않아 결국 HMM의 유보금에 손 데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들이 계속해서 불거졌다.

한편 하림그룹과의 HMM 경영권 매각협상이 최종 결렬됨에 따라 HMM 매각은 산은과 해진공의 잔여 영구채 문제가 해소되는 내년 4월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산은과 해진공의 잔여영구채가 모두 전환되면 HMM 지분율이 72%를 넘어가게 되는데 주식전환후 주가가 재조정된 이후 재매각이 추진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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