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글로벌 물류업계의 최근동향과 시사점
"국내 물류사 통합서비스 제공능력 키워 나가야"
-한철환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책임연구원
향후 국제물류시장은 기존의 시장 및 업종구분이 모호해짐에 따라 경쟁형태도 단일시장 내 이종업자간 경쟁형태로 변화하고 있어 통합물류서비스 제공업자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중국물류시장이 2005년 완전개방이 예상됨에 따라 글로벌 물류기업의 각축장이 될 전망이다.따라서 국내 업체들도 그동안 개별적으로 소비자에게 제공되던 물류서비스를 유기적으로 통합하여 소비자에게 단일 패키지로 제공할 수 있는 역량 제고와 함께 중국 물류시장에 대한 진출전략을 조속히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한철환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책임연구원은 '글로벌 물류업계의 최근동향과 시사점'이라는 연구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동 내용을 전재한다. -전문-2002년 매출액 증가, 수익성은 악화 작년 총수입 20억 달러를 상회하는 글로벌 운송물류기업은 전 세계적으로 모두 44개 업체에 달하며 이들 업체들의 총수입은 3,177억 달러, 평균 영업이익률은 6.6%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미국의 물류전문지 American Shipper지가 발표한 2002년 글로벌 운송물류기업 순위에 따르면 독일 Deutsche Post그룹이 총수입 409억 달러로 세계 최대 운송물류기업의 지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United Parcel Service(UPS), FedEx, Deutsche Bahn, 일본통운(Nippon Express), Union Pacific의 순으로 조사되었다. 우리나라 업체의 경우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이 각각 매출액 기준으로 27위와 29위를 기록하여 전년도에 비해 3계단과 1계단씩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02년 글로벌 운송물류업계의 주요 특징을 살펴보면 먼저 시장규모는 증가한 반면 수익성은 전반적으로 악화되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즉 전 세계 트럭, 포워딩, 제3자물류업(3PL), 특송업, 철도 및 해상운송업체 가운데 총수입 20억 달러를 상회하는 업체수는 2001년에 비해 3개 업체가 증가하였고, 총수입액은 2001년 2,715억 달러보다 17% 증가한 3,177억 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이들 44개 업체의 평균영업이익률은 2001년 8.2%에서 6.6%로 하락하여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작년 글로벌 운송물류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된 주요 원인은 무엇보다 9·11 테러사태에 따른 세계경제의 전반적인 침체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사업부문별로는 특히 해운, 포워딩 및 제3자물류 그리고 유럽특송그룹의 수익성이 2001년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인수합병(M&A)은 감소둘째, 지난 몇 년간 적극적으로 전개되었던 국제물류시장에 있어서 인수합병(M&A) 현상이 작년에는 대폭 감소하였다는 점이다. 1990년대 후반 이후 제조업체들의 물류서비스에 대한 전문화 및 다양화 요구에 따라 물류기업들은 보다 효율적인 글로벌 서비스 네트워크의 구축을 위해 인수합병과 전략적 제휴를 적극 활용하였다. 이에 따라 FedEx와 UPS 등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물류기업들의 인수합병이 활발히 전개되었으나 최근 들어 이들 기업의 인수합병 움직임이 일단락된 것이 국제물류시장에 있어서 인수합병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년 7월 들어 트럭회사인 Yellow사가 Roadway사를 9억 6,600만 달러에 인수할 의향을 밝힌 것이 눈에 띤다. 이 거래가 성사될 경우 연간매출액 60억 달러를 상회하는 대형 소화물(less-than-truckload; LTL) 운송업체가 탄생하게 될 전망이다. 한편 미국 철도업계는 새로운 사업으로의 확장보다는 핵심사업에 집중하는 경영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금년 8월 Union Pacific사는 철도사업에 자사의 핵심역량을 집중시키기 위해 LTL부문 자회사인 Overnite사의 매각계획을 발표하였다. 해운분야 역시 기업간 인수합병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데 이는 최근 일련의 인수합병으로 해당기업의 수익이 크게 악화된 데 따른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Kuehne & Nagel사와 NOL사의 사례이다. 스위스 포워딩전문업체인 Kuehne & Nagel사는 2001년 3억 9,000만 달러를 투자하여 미국의 전문물류업체 USCO Logistics사를 인수하였고, NOL사 역시 같은 해 2억 1,000만 달러를 들여 GATX Logistics사(현 APL Logistics사)를 매입하였으나 두 업체 모두 막대한 인수비용 부담에 따라 작년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하였다. 유럽지역 업체 인수합병 부진또한 유럽지역 물류업체간 인수합병 건수도 2000년 17건, 2001년 12건에서 작년에는 7건에 그쳐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Deutsche Post그룹과 TPG의 인수작업이 어느 정도 완료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북미지역에 비해서는 유럽지역 운송물류기업의 인수합병이 상대적으로 활발했다. 작년 Deutsche Post그룹은 11억 3,000만 유로(약 11억 8,000만 달러)를 투자하여 DHL사의 나머지 지분을 인수하였고, 작년 8월에는 10억 5,000만 달러를 들여 미국 특송업체인 Airborne사의 非항공사업부문을 인수했다. 또한 Deutsche Bahn사는 작년 25억 달러를 투자하여 유럽 최대 국제포워딩그룹인 Schenker사의 모기업 Stinnes사를 인수했다. 한편 1996년 TNT Logistics사와 네덜란드 우정국의 합병으로 탄생한 TNT Post Group(TPG) 역시 기업 인수에 적극 나서 DFDS Transport Logistics사와 Shanghai Automotive Industry Corp.그룹을 인수한 데 이어 미국 철도회사인 CSX Corp사로부터 CTI Logistx사를 인수했다. 물류시장 독일계 부상 두드러져 다음으로 2002년 국제물류업계의 주요 특징은 독일계 기업들의 부상이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앞서 보았듯이 세계 최대 항공화물 포워딩업체인 Danzas사를 소유하고 있는 Deutsche Post그룹이 DHL 및 Airborne사의 비항공사업부문을 인수함으로써 확고부동한 세계 1위 물류운송기업의 자리를 굳혔다. 이로써 Deutsche Post그룹의 총수입은 전년대비 38% 증가한 409억 달러로 크게 증가하여 312억 달러의 수입을 기록한 2위 UPS사와의 격차를 더욱 벌였다. 이처럼 Deutsche Post그룹의 매출액이 급증한 이유는 잇따른 인수합병 외에 달러화에 대한 유로화의 평가절상과 DHL International사의 수입이 작년부터 회계상에 포함된 데 따른 것이다. 또한 독일 철도회사인 Deutsche Bahn도 작년 유럽 최대 국제포워딩그룹인 Schenker사와 모기업인 세계 6위의 업체 Stinnes사를 한꺼번에 인수하여 단숨에 세계 4위의 물류기업으로 부상하였다. 이에 따라 Deutsche Bahn의 작년 매출액은 195억 달러로 급증하였으며 금년 이 그룹의 매출액은 FedEx사를 추월할 것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세계 운송물류시장에 있어서 독일 기업들의 영향력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후발주자로서 Sinotrans사 급부상한편 연간 매출액 20억 달러 그룹에 속하지 않는 기업 중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기업은 중국의 Sinotrans사를 들 수 있다. 작년 Sinotrans사의 매출액은 화물운송업, 해상운송 그리고 특송사업의 호조에 힘입어 전년대비 23% 증가한 136억 위안(약 16억 달러)에 달했으며 순이익은 전년대비 27% 증가한 5억 7,200만 위안(6,900만 달러)을 기록하였다. 이 같은 성장세를 감안할 경우 금년 중으로 Sinotrans사의 매출액은 20억 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외 주목되는 신흥물류기업으로 미국의 UTI Worldwide사와 영국의 Wincanton PLC사가 눈에 띈다. 작년 UTI Worldwide사의 매출액은 전년대비 31% 증가한 12억 달러에 달했으며 금년 1/4분기에도 전년동기대비 39%의 높은 매출증가율을 지속하고 있다. 또한 작년 16억 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한 영국 물류서비스제공업체 Wincanton PLC사는 금년 들어 영국 P&O그룹으로부터 P&O Trans European사를 2억 4,400만 달러에 인수함으로써 향후 성장발판을 더욱 확고히 하였다.수익률은 해운업이 가장 낮아 이들 글로벌 운송물류그룹들의 수익성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북미 철도산업의 영업이익률이 작년 18.4%를 기록하여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북미 철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6대 기업들이 작년 벌어들인 총수입액은 38억 달러에 달했다. 그 다음으로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업종은 UPS와 FedEx 등 통합물류서비스업이 9.9%, 유럽 4대 특송업체들이 4.3%, 전문포워딩 및 제3자물류업 3.3%, 트럭업 3.1%, 해운업 2.8%의 순으로 나타났다.UPS, FedEx, Airborne 등 세계 3대 통합물류업체들(Integrator)은 북미 철도산업 다음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였는데 특히 UPS와 Fedex사의 작년 순이익은 각각 32억 달러와 8억 3,000만 달러로 Union Pacific사(13억 달러)를 제외하고는 여타 글로벌 운송물류그룹의 수준을 훨씬 상회하였다. 특히 Deutsche Post사를 필두로 한 유럽특송그룹들은 작년 활발한 인수합병을 통해 가장 높은 수입증가를 기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순이익은 2001년의 절반수준으로 감소하였는데 이는 Deutsche Post사의 순이익이 전년대비 58% 감소한 6억 9,000만 달러로 대폭 줄어든 데 기인하는 것이다. 이 같은 Deutsche Post사의 저조한 수익은 EU 경쟁위원회가 이 회사에 대해 9억 4,000만 달러에 달하는 정부보조금의 변제를 명령한 데 따른 것이다. 전문포워딩 및 제3자물류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작년 3.3%로 여타 부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였으나 순이익은 5억 4,600만 달러로 2001년 4억 8,400만 달러에 비해 소폭 증가하였다. 또한 2001년 0.4%에 불과하였던 트럭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은 작년 3.1%로 높아져 수익성이 다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12개 업체로 구성된 해운그룹은 작년 6개 분야 중 가장 낮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였다. 이들 그룹의 총수입액은 680억 달러로 3개 기업으로 구성된 통합물류업체그룹을 상회하나 순이익 면에서는 이들 업체의 1/10에 불과한 실정이다. 특히 이 가운데 영국의 P&O 네들로이드, 싱가포르의 NOL 그리고 우리나라 현대상선의 영업이익률은 전년에 비해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합물류서비스 중요성 더욱 부각지난 2∼3년간 국제물류업계는 인수합병과 전략적 제휴 등 글로벌 규모의 업계재편이 급속히 진전되어 시장구조는 물론 경쟁구조도 상당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즉 종래 물류시장에 있어서는 우편사업자, 통합물류업자, 국제화물운송업자, 로지스틱스사업자 간에 각자 구분된 시장에서 자신들이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종업체간 경쟁이 주류를 이루었다. 이와 같은 경쟁형태하에서는 업체간 서비스 질이나 운임 차별화가 주요 경쟁수단이었다. 그러나 업종과 국경을 초월한 제휴 및 인수합병이 전개됨에 따라 일반화물, 특송화물, 편지 및 소포라는 기존의 시장구분이 없어지는 한편 업종구분도 모호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물류시장의 경쟁구조도 기존 특정시장 내 동종업자간 경쟁에서 단일시장 내 이종업자간 경쟁으로 전환되고 있다. 그 결과 글로벌 물류기업들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단지 기업규모와 시장점유율의 확대만을 추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구축에 노력하고 있다.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이란 바로 고객에게 물류관련 서비스들을 통합하여 제공하는 통합물류서비스제공업자(integrated logistics service provider)로서의 사업수행을 말하는 것이다. 향후 중국시장 물류기업 각축장 된다이 같은 물류업계의 구조변화와 더불어 향후 국제물류시장의 흐름을 좌우할 또 하나의 요인은 바로 중국시장이다. 지금까지 중국 물류시장은 엄청난 발전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인프라, 제도, 거래관행, 서비스 수준 등에 있어서는 선진국과 큰 격차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중국의 WTO가입에 따라 오는 2005년 중국 내 물류기업 설립 시 외국인소유제한이 완전 철폐될 경우 중국시장에 있어서 글로벌 물류기업의 시장쟁탈전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최근 발표되고 있는 글로벌 물류기업들의 중국시장 확대전략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중국 특송시장의 38%를 차지하고 있는 DHL사는 지난달 28일 합작기업인 Sinotrans사와 함께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중국 물류시장의 선점을 강화하기 위해 향후 5년간 2억 달러를 투자하여 중국 내 14개 지사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발표하였다. FedEx사 역시 지난 11월 5일 중국시장에 대한 사업강화를 위해 오는 12월부터 상하이에 중국지역본부를 신설·운영할 계획이라고 발표하였다. 국내업계 중국시장 진출 서둘러야 이처럼 급변하는 국제물류시장의 환경변화에 국내 업계들도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취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기존의 해상운송, 항공운송, 육상운송, 제3자 물류, 물류정보 등 산발적으로 소비자에게 제공되던 물류서비스를 유기적으로 통합한 통합물류서비스의 제공 능력을 키워 나가야 할 것이다. 이 같은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단일그룹(기업) 내 시너지효과 활용은 물론 이종업체 및 경쟁업체간 전략적 제휴 및 인수합병도 적극 고려하여야 한다. 이와 관련 최근 들어 외국 해운기업들이 물류자회사를 설립함으로써 전문물류업체로 발돋음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히 전개하고 있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급증하는 아시아 물류시장, 특히 중국 물류시장에 대한 진출전략을 시급히 마련하고 시행에 들어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중국물류시장이 완전개방되기 이전에 중국기업과의 합작사업을 통해 인적·물적 네트워크를 사전에 구축한다든가 또는 현재 추진 중인 서부대개발 사업 등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은 내륙물류시장으로의 진출을 염두에 둔 장기적 안목의 시장접근전략이 필요하다. 나아가 우리나라의 장점인 IT기술을 활용한 첨단물류시스템을 활용하여 중국 현지기업들과 전략적 제휴를 시도하는 방안도 적극 고려해 봄 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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