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역할의 90%는 항만안전 확보"

부두내 금연, 직원 안전관리교육, 하역 안전점검
안전점검팀 가동, 개선사항 281건 연내 80% 달성
항무과에 안전전담부서 신설, 향후 선박안전 진력

선박과 항만의 안전·보안 문제가 세계적인 이슈로 부각한 가운데 '안전하고 깨끗한 항만'을 표방하는 안전시책을 내걸고 적극 실천해나가고 있는 항만이 있다. 울산항이 바로 그곳. 울산항은 처리화물의 80%가 위험물인 액체화물을 취급하고 있어 그 어느항만보다 안전문제가 중요하다. 올해 2월 부임한 민경태청장이 울산항의 안전관리를 중점시책으로 공식 발표한 이후, 작지만 안전의 기본이 되는 사안부터 차근차근 해결함으로써 울산항은 이제'깨끗하고 안전한 부두'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민경태청장은 울산항의 안전을 위해 부임초 안전을 위한 주요시책을 알리는 홍보작업부터 시작했다. 이메일과 각언론 매체를 통해 안전시책을 알리고 이를 실천할 것을 약속했었다. 민청장이 울산항의 안전을 책임진 지 6개월 울산항은 어떻게 변해있으며, 그가 약속한 안전시책이 어느정도 실현됐는지, 실현과정에서 겪은 고충은 무엇인지 민경태 청장을 만나 직접 들어보았다. <전문>□항만관련 많은 정책이 있을 텐데, 안전에 역점을 두는 이유는?"울산항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부두가 깨끗해지니까 여러가지 부수 현상이 나타났다. 부두내 금연운동이 가능했고,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일이 사라졌다. 특히 부두내의 장비와 화물이 잘 정돈되어서 인재사고도 크게 줄었다. 2월 5일 울산청장으로 부임한 다음날 아침 본항 부두를 둘러보면서 출근했다. 해양대학을 졸업하고 2년간 승선한 경험이 있어서 인지 울산항 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꼈다. 당시 울산항은 너무 지저분했다. 사방에 쓰레기가 널려있었고, 야적된 화물과 하역장비 정돈이 엉망이었다. 이렇게 지저분한 부두에서는 외국인 선원 심지어 현장 부두종사자까지도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고 담배꽁초를 끄지도 않고 그냥 버리게 된다. 울산항의 경우 취급화물의 80%가 액체화물이고 이들 액체화물 대부분은 위험화물이다. 또한 울산 본항은 한 부두에서 액체화물과 건화물을 번갈아 하역하거나 인접해서 하역을 한다. 위험화물 하역 현장에서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가 엄청난 사고로 연계 될 수 있는 것이다.울산항은 다른 어느 항만보다 위험화물을 많이 취급하기 때문에 안전이 강조되는 항만이다. 내 역할의 90%가 안전 확보라고 생각하고 있다. 부임하자마자 안전과 관련 3가지를 시책을 추진하기로 하고, 500여명에게 E-mail로 안전시책을 알리고 협조를 요청했다. 강력한 의지 표명과 자기구속을 통해 확실한 실천을 약속하려는 의도였다. 그 3가지 안전시책은 △부두 내 금연 △관련 직원의 안전관리자자격증 취득 △액체화물 하역현장 점검이었다. 청소제도변경과 안전관련 상기 3가지 시책은 올 6월 혁신사례로 청와대 혁신방에 게재되기도 했다. □ 추진한 시책의 실현경과와 성과를 평가."울산청장으로 부임하고 제일 먼저 했던 일이 부두청소제도를 바꾸는 일이었다. 우리직원 2명과 하역회사 직원 8명으로 Task Force을 만들어 인천항을 견학토록 했다. 인천항을 벤치마킹한 것은 부두가 시내와 가까워 소음과 분진으로 민원이 많이 발생하는 항만이기 때문이다. 견학결과 인천항의 청소시스템은 우리와 달랐다. 울산항은 인천항과 달리 부두 내 청소구역이 청소용역업체와 하역회사로 이원화돼 있었다.그 결과 쓰레기 처리비용을 절감을 위해 청소후 쓰레기를 부두에 그대로 방치했던 것이다. 그래서 청소체계를 바꾸었다. 부두청소는 구역에 관계없이 청소용역업체로 일원화했고, 쓰레기는 하역회사별로 보장창고를 만들었으며, 처리비용 역시 당해 하역회사가 각자 부담토록 했다. 처음 3개월간 매달 한번씩 부두대청소를 실시했고, 청소인부들과 저녁을 같이 하면서 독려했다. 시행 후 한달도 안되 부두가 변하기 시작했다. 자기들 일터가 깨끗해져서 인지 장갑, 빈캔 등 쓰레기가 사라졌고, 화물야적, 장비가 자연스럽게 정돈되었다. 다음으로 부두내 금연을 추진했다. 세계 어느 항만도 위험화물을 취급하는 부두에서 흡연을 허용하는 곳은 없다. 청장으로 부임한 뒤 가장 어려웠던 일 중의 하나가 부두 내 금연이었다. 각종 회의와 E-mail를 통해 청장의 강한 의지를 직접 전달했다. 전단을 2차에 걸쳐 제작 배포했고, 프랭카드를 내걸고, 스티커를 붙이는 등 2달간의 계도기간이후에 시행했다. 반대도 많았다. 몰래 숨어서 피우다 더 큰 사고를 내지 않을까. 부두마다 흡연실을 설치해야 하는지. 흡연실을 설치할 경우 비좁은 야적장 운영에 더 큰 지장을 주고, 관리가 소홀할 경우 이용을 기피할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부득이 부두 전지역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고, 벌칙을 강화했다. 1차 적발시 공문으로 경고조치하고, 2차 적발 시는 부두출입을 금지키로 했다. 시행한지 3개월이 지난 지금 부두에 담배꽁초가 거의 없다. 정말 다행이다. 청소체계의 변경으로 부두가 깨끗해져서 적극 협조해 주었는지도 모르겠다. 연말까지 지속 단속하면 완전 정착될 것 같다. □ 전직원의 안전관리자화를 실현하셨다는데 어떻게 가능했나?"액체화물에 대한 문외환이 울산청에서 항만업무를 수행한다는 것은 우수운 일이다. 전문가라곤 화공기사 한사람이 고작이었다. 액체화물 하역관련 직원에 대한 직무교육이 필요했다. 그래서 항무과와 온산소 전직원 관공선 선박직원, 청경반장 10명, 기타 희망직원 등 37명에 대해서 액체화물하역안전관리자 교육을 받게 했다. 교육은 해사위험물검사소에 의뢰해 私企業體직원들과 함께 4차에 걸쳐 실시했다. 처음에는 직원들이 귀찮아하는 눈치였으나, 교육 시작 전부터 공부를 하고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초 교육대상자는 27명이었으나, 희망자가 늘어나 최종적으로 37명이 교육을 수료했고, 모두 시험에 합격했다. 분명 업무에 크게 도움이 되었을 것으로 본다. 특히 교육받은 청경반장들은 액체화물 하역현장의 파수꾼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얼마나 든든한 지 모르겠다. 협조해준 직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다. 앞으로 울산청 전 직원뿐만 아니라 관련업체 직원들도 모두 안전관리자교육을 받는다면 울산항의 안전은 분명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것이다. □액체화물 하역담당자의 안전의식제고 문제는 어떻게 풀었나?"대부분의 사고는 인재이기 때문에 사고예방을 위해서는 현장실무자의 안전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이 문제를 혁신과제로 정해 놓고 체계적으로 접근하기로 했다. 울산에는 액체화물하역 전문가가 많다. 탱커선 20년 승선경력의 도선사, 컨설팅 회사의 임원, SK 액체화물하역 팀장 등 7명으로 안전점검팀을 구성하고, 점검기간 중에 수당을 지급했다. 울산 관내 48개 하역현장에 대해 현장 당 2-5시간씩 정밀점검을 실시했다. 점검은 적발목적이 아니라 현장관계자의 안전의식제고에 중점을 두었다. 점검 전후결과를 정리하면서(2회) 등 최소한 4회 이상 점검팀과 현장관계자간에 토론이 이루어졌다. 대부분의 현장관계자들은 주어진 자기시설이나 자기들의 안전관리 시스템내에서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 나은 시스템이 있는지 조차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점검팀이 더 나은 방안을 제시하고 그 방안에 대해 토론하는 형태로 점검을 진행했다. 개선사항이 281건에 달했는데, 모두 토론을 통한 완전합의로 도출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개선시한도 회사의 사정을 감안, 회사가 스스로 정하도록 했다. 올해 연말이면 80%이상 개선될 것으로 본다. 또한 타 회사의 현장관계자도 점검현장에 입회토록 했기 때문에 자기회사의 시스템과 비교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번 안전점검은 4개월에 걸쳐 추진된 개혁 Project였다.항무과에 안전계를 신설했다. 계장은 해양대학 항해과 출신의 승선경험이 있는 직원으로 했다. 지금까지 항내 선박사고는 용접 등 선박수리 시에 많이 발생했다. 그래서 항내 선박수리 관련 업무를 안전계로 이관시키고, 항만보안업무도 함께 담당토록 했다. 승선경험이 있고 영어를 잘 하는 직원이었기 때문에, 이번에 새로이 도입된 ISPS업무도 빨리 정착시킬 수 있었다.□향후 추진할 정책은?"이제 남은 분야는 선박안전이다. 선박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수단은 항만국통제(PSC), 내항선의 경우 안전점검, 화주의 안전의식제고다. 울산항에 입항하는 선박척수는 외항선이 연간 1만척, 내항선이 1만 5000척이다. 이들 선박의 선주 대부분은 울산이외의 지역에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선주를 대상으로 한 안전의식제고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5월 어느 일요일 오후 부두를 불시에 방문한 적이 있었다. 공교롭게도 시커먼 연기를 내품는 LPG 선박을 발견하고 즉시 선박검사관을 불러 점검토록 했다. 불똥으로 인해 대형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LPG선박은 선령이 25년이었고, 일요일이나 감시가 느슨한 항구에서는 저렴한 연료(벙커C)를 사용하고, 감시가 철저한 부두에서는 질이 양호한 연료(벙커A)를 사용한다고 했다. 점검결과를 선주에게 통보해 시정토록 했다. 또한 앞으로 지적사항이 시정될 때까지 울산항 입항 시 마다 계속 점검을 하도록 했다. 그리고 화주를 불러 앞으로 그 선박을 계속 용선할 건지 묻고 대책을 강구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 일이후 울산항에서 그 LPG 선박뿐만 아니라 시커먼 연기를 내품는 선박을 다시는 볼 수 없었다. 한번의 강력한 제재가 소문을 통해 그 위력을 발휘한 것이다. 얼마 전 우리 청 검사관과 PSC을 같이 한 적이 있었다. 우리의 PSC검사는 상당수준 체계화 되어 있다. 수검선박이 러시아 국적선박이었는데 선령이나 외형상 보기보다 안전설비, 오염방지설비, 선원들의 숙련도 등이 우수했다. PSC제도 덕분이 아닌가 싶다. 이런 식으로 PSC를 계속 한다면 기준미달선박은 더 이상 발붙이지 못할 것이다. 최근 울산 관내 대형 화주들을 초청, 간담회를 가졌다. 선박안전에 대해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구했다. 선주와 화주의 관계, 하역사와 화주와의 관계를 보면 화주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화주가 선박의 안전에 조금만 신경을 쓴다면 획기적으로 선박안전은 확보될 수 있다. 울산관내 SK, S-Oil을 보면 알 수 있다. 화주가 자기시설을 보호하기 위해 선박을 점검하고, 선박에 문제가 있으면 하역을 거부하고, 선주가 지적사항을 개선하지 아니하면 용선계약을 해지하기 때문이다. 또한 화주의 입장에서 보면 운송료가 낮은 선박을 이용하려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들 선박 대부분은 선령이 오래되었거나, 질이 낮은 저임금국 선원이 승선하고 있거나, 안전설비 등에 결함이 있는 선박들이다. 이들 선박들에 대하여는 PSC나 안전점검을 강화할 수밖에 없으며, 이로 인해 화물운송에 차질을 초래할 경우 그 책임은 화주에게 돌아간다.□끝으로 ISPS Code에 대한 대비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상반기는 ISPS Cord의 발효에 대비 해양수산부 전체가 동분서주했던 것 같다. 우리청은 사전대비를 잘했다고 본다. 5월초 안전계를 신설, 영어를 잘하고 승선경험이 있는 직원 2명에게 ISPS업무를 전담토록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 연안경비대에서 우리 청을 방문했을 때 우리의 보안대책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었다. 올해에 울산청은 62척의 선박과 18개의 항만시설에 대해 보안계획서를 승인했다. 뿐만 아니라, 항만보안책임자 27명이 교육을 받았고, 7여억원을 들여 펜스,CCTV 등 보안시설도 보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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