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이후 최악, 하역작업에 6-8일
KOTRA 하역대기 선박 80여척 전해

LA-롱비치항의 화물적체 현상이 2002년 이후 가장 심각한 수준에 달하면서 미국 수입 업체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로스앤젤레스 무역관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시즌을 대비한 수입물량이 LA-롱비치항으로 밀려들면서 하역작업이 평상시 보다 2배 수준인 6-8일이 소요 되고 있다. 최근 들어 두 항구에 싣고 온 화물을 하역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선박은 최대 83척에 이르고 있는데, 이는 웬만한 국가 해군의 보유 함대보다 많은 숫자이다. 수백명의 트럭운전자들도 7시간씩 화물 하역을 기다리다 빈 트럭 채로 그냥 항구를 빠져 나가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올해 1-8월까지 850만개의 컨테이너 화물이 LA와 롱비치 항구를 통해 미국으로 유입됐다. 이같은 물량은 미국내 다른 5대 항구의 화물통과량을 모두 합한 것 보다도 크다. 또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올해 화물 통과량은 10.4% 늘어나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2003년 전체 1190만개 컨테이너에 못지 않다. 현재 적체는 2002년 하반기 하역 노조들이 열흘간 파업을 해 선박 129척이 줄지어 선 이후 가장 심각한 상태라고 미국 현지 언론은 보도하고 있다.9월과 10월은 크리스마스시즌 물동량이 피크에 달하는 시기이므로 전통적으로 화물 적체현상이 심한 기간이다.한국의 경우 올해 8월까지 대미 수출이 30.5% 늘어났고 중국은 그 폭이 더 크다. 아시아 지역으로부터 늘어난 화물 대부분이 LA-롱비치항을 통해 유입되고 있어 크리스마스 시즌과 맞물려 최근 화물적체 현상이 최악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세계 최대 소매업체인 월마트가 크리스마스 시즌에 안착하기 위해 9월과 10월중 남 캘리포니아 지역행 물동량을 늘려 화물 적체는 더욱 심화되고 있으며, 바이오테러리즘 전면 시행 및 대선을 앞두고 강화되고 있는 식.의약품에 대한 검역도 동항만의 화물적체 현상을 더욱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화물하역이 제때에 이루어지지 못하면서 운송이 지연되고, 바이어와 납기일을 못맞춰 계약이 취소되는 등의 피해를 입을 것을 우려하는 수입업체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소매업체와 생산 업체들은 10월 핼로윈,11월 추수 감사절,12월 크리스마스 대목을 앞두고 9-10월 상품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항구 정체는 심각한 문제이다. 특히 유행에 민감한 품목을 다루는 의류 업체의 경우 납기일이 늦춰질 경우 계약 취소나 바이어와 관계 악화를 우려해 손해를 감수하고 운송 비용이 5배나 비싼 항공편을 이용해 납기를 맞추고 있다. 이와관련 항만당국과 선박회사들도 화물 적체 해소를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화물터미널 영업시간을 밤까지 연장하고 부두노동자를 3천명 추가 고용해서 늦어진 운송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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