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내에 조합별로 예선 통합운영하겠다”

 

한국예선업협동조합 장갑순 이사장은 예선업계 위기 타개를 위해 예선사용료를 대폭 인상하고 유가연동제를 실시할 방침임을 밝혔다. 또한 그는 예선 배정방식 가운데 자유계약제는 문제가 많다며 앞으로 자신의 임기내인 3년 이내에 반드시 항만별로 예선조합이 예선운영을 통합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창사 17주년 기념 특집의 일환으로 본지와 인터뷰를 가진 장갑순 이사장은 시종일관 예선업 위기 타개를 위한 비장한 각오를 피력했다. 올해 다시 3년간 임기의 예선업협동조합 이사장에 재임한 장갑순 이사장이 인터뷰 내용을 정리했다.

 “조합을 만드는 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중소기업협동조합 회원사가 됐기 때문에 중소기업으로서의 혜택을 받고 중소기업정책자금도 쓸 수 있게 됐으니 퍽 다행스런 일입니다. 서비스업종에서 물류기업으로 세금계산서에 명기할 수 있고 법인세 감면 혜택을 받는데다가 영리사업까지 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지금 가장 중요한 과제는 항만별로 조합단위별로 예선업 운영을 통합하는 문제입니다. 한 항구에서 여러업체가 난립하여 죽기살기로 경쟁해 가지고는 예선업체를 운영할 수 없습니다. 통합하여 공동운영함으로서 고정비용을 낮추고 그래야만 항만 서비스의 경쟁력이 생깁니다. 현재 일부 항만이 하고 있는 것처럼 자유계약제를 하게 되면 결국은 선주도 예선업체도 손해를 보게 되는 것입니다.”

  장갑순 이사장은 작심한 듯 했다. 장이사장은 거침없이 “오늘 해운신문과의 인터뷰를 계기로 지금까지 수동적인 조합 운영에서 공격적인 조합 운영으로 강하게 밀고 나가겠다”고 까지 했다. 마치 예선사용자단체들에게 직접 대고 들으라고 하는 소리처럼 들렸다.

  예선업체들은 90년대 중반 예선업이 허가업종에서 등록업종으로 전환되면서 경영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 특히 사용자와 일대일로 계약하는 자유계약제가 시행되고 있는 여수항등 일부 항만에 있는 예선업체들의 경영상태는 심각한 위기 수준이다. 더구나 최근에는 유가가 급격하게 인상되면서 모든 예선업체들이 경영위기에 휘청대고 있다. 장갑순 이사장이 경영하는 인천항의 예선업체 (주)선화도 창사 30년만에 올해 처음 적자를 기록했다고 한다. 장갑순 이사장이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장갑순 이사장은 항만별로 조합별로 예선을 통합운영을 하게 되면 인건비, 수리비 등 고정관리비를 크게 줄일 수 있고 이렇게 경비가 줄어들면 그만큼 예선사용료를 계속 올리지 않아도 되고 선질 개선등을 통해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언젠가는 ‘조합별 통합운영’이 가능할 것이라며 “내 임기(3년) 내에는 예선을 예선조합으로 통합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반드시 갖춰놓겠다”고 밝혔다.

  “한 때 500원 하던 유가가 현재는 1300원까지 뛴 상태입니다. 예선업체들의 경우 과거에 유류비가 전체 관리비에서 차지하던 비중은 17-18%였는데 최근에는 이것이 30%까지 증가한 상황입니다. 도저히 이런 상태에서는 예선업체를 경영하기 어렵습니다. 우선 유가인상분을 반영하여 현실화하고 향후 유가인상등에 대비하여 ‘유류연동제’를 실시하도록 하겠습니다. 유가인상에 따라 부득이 예선료를 인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오는 9월말 열리는 중앙예선협의회에서 15% 인상안을 제시할 생각입니다.”

  장 이사장은 예선업체들의 경영이 악화되면 장비가 노후화 되고 그것은 결국 이용자인 선사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질의 저하로 나타나 결국 선사가 손해를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현재 중앙예선협의회에서 결정하는 협정요금제에 대해서도 불만을 털어놓았다. 예선사용자와 예선업자간에 알아서 요금을 결정하라고 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고 결국 갑과 을의 관계에서 을의 입장에 있는 예선업체들이 항상 불리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요금 결정은 “공정한 제3의 기관에 의뢰하여 요금을 결정하도록 하는 방식이 좋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가 참 이상하게 변질이 됐습니다. 순수한 뜻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고 데모를 하고 핏대를 올려야만 통하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통합운영하여 관리비를 줄여야 오히려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다고 해도 ‘예선료를 올리려고 하는 수작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할 수 없습니다. 이제는 정말 되게 울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한 3시간만 예선을 세워 보십시오. 난리가 날 것입니다. 앞으로 강하게 나가겠습니다. 조합원들에게도 확실히 하겠다고 다짐을 했고 실천해 나갈 것입니다.”

  장갑순 이사장은 “좀 더 중지를 모으기 위해 다시 연구용역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의 눈은 그 어느 때보다도 예선업계 생존방안을 찾기 위한 결의에 차 있는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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